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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아파요, 사진 찍어주세요

by 조성윤 원장2024.01.26

그 어느 부위보다도 머리의 통증은 무섭다. 머리가 아프면 누구나 내 머리 속에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 하는 두려움을 가지고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진료실로 들어와서 다짜고짜 머리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청이 많다. 여기서 사진이란 주로 CT나 MRI다.

 

정말 머리가 아프면 사진을 찍어야 할까? 여기에 대답을 하려면 두통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려드려야겠다. 두통은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으로 나뉜다. 의학에서 이차성이라고 하면 어떤 병이 있고 그 병의 결과로 특정 증상이나 병이 나타날 때를 뜻한다. 즉, 이차성 두통은 두통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두통을 일으키는 명확한 원인 질환이 있다는 뜻이다. 사진 찍어서 알 수 있는 두통은 이차성 두통이다. 대표적인 것이 뇌종양이다. 두개골이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 뇌종양이라는 덩어리가 새로 생겼으니 두개골내 공간이 비좁아져서 압력이 높아진다. 뇌종양에 의해 뇌압이 상승하면서 이차적으로 두통이 발생하는 것이다. 뇌종양 이외에도 뇌출혈이나 뇌경색 같은 뇌졸중, 뇌외상에 의한 출혈이나 뇌부종, 뇌막염이나 뇌염 같은 감염성 질환, 눈, 코, 귀, 치아 등 뇌 주위 기관의 문제에 의한 두통이 이차성 두통이다.

 

두통이 있어 내원한 환자. 우측 편마비가 동반되어 뇌 CT 촬영하고 뇌종양으로 진단.

그 이외에는 일차성 두통으로 분류한다. 긴장형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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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은 긴장형 두통이다. 여기서의 긴장(tension)은 정신적인 긴장 뿐 아니라 머리 주위(목이나 어깨까지 포함)의 근육의 긴장을 뜻하기도 한다. 쉽게 설명하면 스트레스에 의해 머리 주위의 근육이 긴장하면서 발생하는 두통이다. 넓게 보면 거북목 증후군, 경추성 두통 등도 긴장형 두통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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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도 비교적 흔하다. 그렇지만 긴장형 두통에 비할 정도는 아니다. 긴장형 두통이 압도적으로 더 많다. 머리의 한쪽만 아프다고 편두통이 아니다. 머리 부위 상관없이 유전적으로나 체질적으로 뇌세포가 예민해져서 생기는 두통으로 민감한 혈관 반응성과 머리의 통증을 담당하는 신경반응의 복합작용이다. 설명이 너무 길다. 보통 의사들이 너무 길게 설명할 때에는 의사들도 잘 모른다는 뜻이다. 내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잘 모른다는 것이 아니라 아직 명확한 기전을 밝혀낸 연구가 없고 여러가지 가설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편두통은 신경, 혈관, 호르몬이 관여하는 두통인 것까지는 알아냈지만, 아직 인류가 정확히 어떻게 발생하는지 명쾌하지 밝혀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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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발두통은 긴장형 두통이나 편두통에 비하면 매우 드물다. 그래서 생략. 다음 기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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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형두통, 편두통, 군발두통 등의 일차성 두통은 사진찍어도 안나온다. 아무리 비싼 CT나 MRI를 찍어도 진단할 수 없다. 환자가 언제 어떻게 머리가 아팠는지 의사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의사는 진단에 단서가 될만한 내용을 좀 더 집요하게 파고 들고 환자를 보고 듣고 두들기고 만져보는 기본적인 신체검진 뿐만 아니라 운동능력, 감각 등을 확인하는 신경학적 검진을 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긴장형두통인지 편두통인지 등을 진단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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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 이외에 반신마비, 시력/시야 장애, 의식저하 등이 있거나 두통만 있더라도 평생 처음 겪는 극심한 두통,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더 심해지는 두통 등 이차성 두통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CT나 MRI 등 영상 검사를 해야 한다. 보통 유튜브에 꼭 검사해 봐야 하는 두통, 병원에 꼭 가봐야 하는 두통, 이런 식으로 제목을 다는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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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두통 중 이차성 두통은 5%도 안된다. 사진 찍어서 두통의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가 5%도 안된다는 뜻이다. 95% 이상은 사진찍어서 진단할 수 없는 일차성 두통이다. 그러니 머리가 아파서 너무 걱정이 되더라도 병원에 오면 대뜸 사진찍어 달라고 하지 말고 내가 어떻게 아팠는지 자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진료실에 들어가기 전에 말하고 싶은 내용을 미리 간단하게 메모해 가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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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두통있으면 의사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진찰 받고,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CT나 MRI 검사하기!